전체 글23 코스의 정리 (거래비용, 외부효과, 시장실패) 자원은 언제나 가장 필요한 곳으로 흘러간다고 믿으십니까? 저도 한때는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다 보면 그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이 꼭 옵니다. 어딘가에서는 음식이 버려지고, 어딘가에서는 한 조각의 빵이 없어 굶주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경제학 이론이 현실을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지, 코스의 정리를 통해 한번 따져봤습니다.거래비용 없는 세상, 가능하긴 한 걸까요코스의 정리(Coase theorem)는 199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널드 코스(Ronald H. Coase)가 제시한 이론입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재산권(property rights)이 명확하고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이 없다면, 시장 참여자들이 스스로 협상해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여기.. 2026. 6. 1. 넛지 (선택 설계, 일상속 사례, 넛지를 설계하는 법) 퇴직연금 자동 가입 하나로 가입률이 40%에서 90%로 뛰었습니다. 규칙도, 벌금도 없었습니다. 기본값 하나 바꿨을 뿐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허탈했습니다. 평생 의지력과 결심으로 해결하려 했던 것들이, 환경 설계 하나로 쉽게 바뀐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선택 설계란 무엇인가 — 강요 없이 바꾸는 기술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와 법학자 캐스 선스타인(Cass Sunstein)이 2008년 저서에서 체계화한 개념이 넛지(Nudge)입니다. 넛지란 선택지를 금지하거나 강제하지 않으면서, 선택의 환경인 선택 설계(Choice Architecture)를 바꿔 사람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선택 설계란 어떤 선택지를.. 2026. 5. 30. 두번의 주식 투자 실패 (비이성적 과열, 평균회귀, 금리) 주변에서 돈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올 때, 그 순간 이상하게 초조해지는 느낌을 받은 적 있으십니까. 저는 그 감정에 두 번이나 속아 투자 시장에 뛰어들었고, 두 번 모두 손실을 봤습니다. 그 경험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도 "타이밍만 잘 잡으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을 겁니다.비이성적 과열, 시장은 왜 이렇게 요동치는가2008년, 저는 브릭스(BRICs) 펀드에 가입했습니다. 브릭스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고성장 신흥국을 묶어 부르는 표현으로, 당시 이들 국가의 고도성장을 기대한 투자 상품이 시장에 넘쳐났습니다. 뉴스마다 브릭스 얘기가 나왔고, 직장 초년생이었던 저도 그 흐름에 올라탔습니다. 결과는 -50% 가까운 손실이었습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세계 금융위기가 터진.. 2026. 5. 30. 주식투자와 미인선발대회 (효율적 시장, 가치투자, 미래성장) 가치투자로 몇 번 큰 수익을 봤다고 자신했던 저는, 올해 KCC와 한국전력에 뭉칫돈을 넣었다가 반도체 랠리를 구경만 했습니다. KCC와 한국전력은 저평가된 종목이라고 확신했는데, 시장은 전혀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 경험이 이 글을 쓰게 만들었습니다.효율적 시장가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효율적 시장가설(EMH, Efficient Market Hypothesis)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EMH란, 시장에 공개된 모든 정보가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투자자도 지속적으로 시장 평균을 초과하는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이론입니다. 효율적 시장은 가격을 적정하게 유지한다는 것이 오랫동안 금융경제학의 정설로 받아들여졌고, 한때 저도 이 논리가 꽤 설득력 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이 가.. 2026. 5. 29. 매몰비용 (매몰비용의 오류, 한계편익, 의사결정 기준) 돈을 냈으니까 끝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 정말 합리적인 걸까요? 저는 십만 원이 넘는 헬스장 회원권을 결제하고 어깨가 망가질 때까지 운동을 멈추지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아픈데 쉬어야지'가 아니라 '이미 낸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였습니다. 경제학에서는 이것을 매몰비용의 오류라고 부르지만, 실생활에서 이 개념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작동합니다.매몰비용의 오류매몰비용(Sunk Cost)이란 이미 지출되어 어떤 선택을 해도 되돌릴 수 없는 비용을 말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회수 불가능'이라는 조건입니다. 경제학 이론에서는 이런 비용을 의사결정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봅니다.그런데 인간의 심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매몰비용은 이미 잃어버린 비용을 생각해야 합니.. 2026. 5. 29. 금리 인상 시대, 주식 투자 전략 (금리 신호, 현금흐름, 방어전략)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2.8%를 찍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국가였던 나라의 얘기입니다. 솔직히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도 잠깐 멈칫했습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금리가 오르는 걸 그냥 지나쳤다가 자산 폭락의 직격탄을 맞았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금리는 자산시장의 신호등이다금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돈이 어디로 흘러갈지를 결정하는 신호등 역할을 합니다. 예금 금리가 충분히 높아지면 굳이 주식 시장에서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줄어들고, 반대로 저금리 시대에는 돈이 자산 시장으로 쏟아집니다.지금의 금리 상승은 경기가 좋아서 올라가는 게 아니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전쟁, 재정 팽창, 공급망 비용 증가처럼 불필요한 비용이 누적되면서 금리를 끌어올리는 구조입니다. 경기 호황에서.. 2026. 5. 29. 이전 1 2 3 4 다음